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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2022)

팝빙수 2022. 10. 6. 14:43

요즘 현생에 치여서 영화 후기를 남기지 않은지 오래됐다.

그런데 최근에 영화관에서 본 영화중에 가장 인상적인 영화(?) 라고 판단되었고..

잊기 전에 그때의 감동을 조금이나마 글로 풀어쓰고 싶다는 생각에 오랜만에 블로그를 켜게 되었다.(무려 시험기간에..!)

 

1997년에도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가 개봉했었는데, 그때 영화랑 이번에 개봉한 영화는 서로 다른 영화이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는 한국영화고, 무려 뮤지컬 영화다(한국에선 뮤지컬 영화가 흔치 않으니까)

 

 

줄거리는 뭐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가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희생하면서 사는 전업주부 염정아가 갑작스러운 폐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게 되었고...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게 된 이후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삶을 정리하는 그런 내용이다. 거기서도 주된 스토리는 자신의 첫사랑을 찾아 떠나는 내용이지만 말이다(첫사랑 역은 옹성우 였다). 

 

 

영화의 핵심적인 포인트는 주인공인 염정아와 류승룡이 둘다 노래를 굉장히굉장히굉장히 잘부른다는 점.

그리고 영화속에 나오는 노래들이 연령대에 상관없이 모두가 알법한 유명한 노래라는 점이다. 쉽게 따라부를 수 있을 법한 유명한 노래들이 각각의 영화속에서 적절한 장면들에 녹아 나오니, 감동이 배로 전해졌다.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을 고르자면, 마지막 장면으로 류승룡이 한평생에 걸쳐 염정아에게 파티 한번 제대로 못해준게 너무 미안해 깜짝 파티를 준비한 장면이었다. 염정아가 한평생 인생에 걸쳐서 자신과 인연을 나누었던 사람들과 작별인사라도 하는 듯, '뜨거운 안녕' 노래가 나왔다. 노래 가사 한구절한구절이 염정아의 상황과 너무 잘 맞아서 그런지 염정아의 상황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면서도 참으로 아름답다고 생각되었던 장면이었다.

또한 염정아가 폐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뒤부터 이전보다 훨씬 틱틱거리던 류승룡이 바닷가에서 염정아를 등에 없고 '왜 아프냐고 물어보지 않았냐, 해결방법은 없냐고 왜 묻지 않았냐, 사실 나도 무서워서 그랬다'고 고백하는 장면에선 눈물이 하염없이 나왔다.

 

 

영화를 보다보면 인상이 찌푸려지는 장면들이 꽤 나오는데, 바로 염정아를 대하는 가족들의 태도였다. 딸은 중학교 2학년 정도 되어보였는데, 아마 중이병이 와서 그런것인지 엄마한테 계속 틱틱거리고 엄마가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등의 망언을 한다.(실제로 그때 당시에도 염정아는 많이 아팠던 상황) 아들도 매한가지였는데, 독서실 가서 공부하는 척 하면서 실상 알고보니 독서실 건물 지하에서 밴드 보컬 연습을 하고 있었다.

물론 딸과 아들도 문제가 참으로 많은 역할들이었지만, 가장 화가 나는 건 남편 류승룡의 태도였다. 분명 류승룡은 염정아를 많이 사랑했던 것은 맞지만, 표현을 쉽게 하지 않는 남편이었다.(이런걸 좋게 포장하면 츤데레라고 하는건가) 아마 현생에 치여서 그랬던 것 같은데, 돈 벌고 가족을 부양하는게 힘들고 바쁘다보니 아내의 생일을 챙겨주거나 건강을 돌보는 등의 일에 소홀해졌다고 보는게 맞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임신했을 때 오히려 구박하면서 잘 챙겨주지 않는다거나, 집안일 같은걸 시킬 때 마치 하인을 부려먹는 것처럼 막대하는 태도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건 츤데레를 넘어서 일종의 가정폭력이 아닌가 싶었다.

특히 딸하고 아들의 태도가 약간 역겨웠다. 그동안은 엄마 속을 있는대로 다 썩여놓고서 정작 아프다고, 죽을 수도 있다고 하니까 울면서 미안하다고 태세전환하는게 '있을때나 잘하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좋아보이지 않았다.

 

 

문득 영화를 보다보니 의문을 갖게 되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언제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흔히 청춘을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라고 얘기한다. 바로 지금, 스무살이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울 시기이다. 물론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학점을 잘 챙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스무살에 있어서, 아니 20대 초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후회없이 놀고, 연애도 좀 해보고, 여행도 가고. 내가 하고 싶은 거 한번쯤은 다 해보고 청춘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목표의식이 생겼다.